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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타임머신



타임머신(The Time Machine) / Herbert George Wells
문예출판사, 173p, 2007년판

SF(과학소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머릿속에선 우주를 배경으로한 대서사시가 펼쳐진다.
배틀 크루져같은 거대 전함이 광선빔을 뿅뿅뿅 쏘고 별 하나가 쉽게 가루가 되어버리고.
주위에 SF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대부분 머리도 좋고 지적 수준도 뛰어나서
왠지 이런 장르가 멀게만 느껴졌다. 공각기동대, 은하철도999, 매트릭스같이 유명한 작품들도,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나중에 다른 사람이 쓴 리뷰를 보면 내가 10%도 이해 못한 느낌이라
점점, 갈수록, 무지무진장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다. '난 봐도 이해 못 할거야.'라는 느낌이랄까.

그러다 이번 학기에 도서관 정보센터 경영원론을 수강하면서
우리조의 분석대상을 'SF판타지 도서관' (사당역 위치)으로 선정했는데,
선정하고 이틀만에 찾아가 방문 인터뷰를 하면서 왠지 두근두근 했다.
그동안 어렵게만 생각해왔던 분야가 사실은 굉장히 흥미로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무엇보다 SF도 문학이고 난 그냥 독자로서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받아들이면 되는데
괜히 어려운 용어 남발하는 평론에 짓눌려 외면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고 바로 안보던 SF 소설을 집어든 것은 아니었고,
SF판타지 도서관에서 자체 발행하는 SF무크지 '미래경'을 읽다가
'타임머신'읽기에 대한 칼럼이 있었는데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날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순식간에 읽어내려갔다.

'타임머신'의 미래상에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인류가 '이상적인 균형'에 도달한 이후 발전을 멈추다시피 해서
지하세계의 몰록(노동계급)과 지상세계의 엘로이(귀족계급)로 분화될 수 있을까?
노동계급이 지하에서 사는 데 적합하게 진화해버리는 건 좀 이상하다.
엘로이가 톡치면 픽하고 쓰러질 정도로 나약해지기 전에 몰록이 지상을 점령하지 않았을까?

이 책이 빅토리아 시대의 세계관으로 쓰여졌다지만...
내게 있어서 인류는 Too Dynamic한 나머지 자폭하면 자폭했지
이렇게 나약해지는 진화과정을 거쳐 멸종할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타임머신'에 나오는 세계관은 좀 판타지스럽게 느껴졌다. 현실이 아닐 것만 같이.

H.G.웰즈의 문장력과 상상력,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마음에 들지만
역자후기에 따르면 시기별로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인류의 미래를 달리 해석했다 해서
(하긴 세계 제2차대전을 직접 겪었다면 인류의 미래가 그저 암담하게만 느껴질 것 같다.)
타임머신을 돌려주고 오는길에 바로 그의 또다른 작품인 '우주전쟁'을 빌렸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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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티초 | 2009/10/01 19:30 | 리뷰|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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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차원이동자 at 2009/10/01 23:20
타임머신이 넘어간 세기가 장난이 아니니까요...
그나저나. SF판타지 도서관 재밌는 곳이랍니다?(아. 늦게서야 말하는데 벨리에서 왔습니다.)
Commented by 아이티초 at 2009/10/04 11:50
하기야..이미 '인류'라고 생각하기 힘든 시기인 듯도 하구요..ㅠㅠ
SF 판타지 도서관 이용자이신가요ㅎㅎㅎ 아 거기 우리집 앞으로 옮겨오고 싶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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