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30일
도서|秘傳-Vision [특집] 한국만화를 찾는 일본인들

visual entertainment mook 秘傳 - Vision
써드아이 출판, 230p, 2002
2002년도에 나온 책이라 실려있는 내용이 지금과는 차이가 있다.
한류도 여기서 말하는 것보다 더 진행되었고 (욘사마 얘기가 없으니)
한국만화시장도 많이 변했다. 급격한 웹툰으로의 움직임이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상황정리 위주의 책이 아니라 지금 읽어봐도 흥미로운 내용이다.
책 내용이 한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지 않은 만큼
내용에 대해서는 http://www.yes24.com/24/goods/279236 로 링크를 건다.
특집으로 <한국만화를 찾는 일본인들>에 대한 글들이 실려있고
국내 무크지임에도 일본인 필진 9명, 한국인 필진이 2명이라는 게 특징이다.
그중에 가장 흥미로운건, 야마나카 치에(山中千惠)씨의 칼럼에 있는 내용이엇다.
일본에서 '한국의 만화붐'에 대한 다큐가 제작되었는데, 이런 코멘트가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노력하고 있는) 한국이 애니메이션 대국이라 일컬어지는 일본을
초월할 날도 머지않은 것 같군요. 하지만 과연 문화가 정부의 '육성'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야마나카 치에씨는, 이 다큐의 지배적 해석이
'다른 나라가 이만큼 필사적으로 따라잡으려고 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선진국으로서의 일본의 위치 확인과 자부'라고 평한다.
이런 방송이 오리엔탈리즘적인 시선을 강화할지도 모르고,
이런 순환이 계속된다면 한국만화는 일본의 문화 내셔널리즘 장치의 일부로 짜맞춰 질거란 예상을 한다.
그렇지만 양국 독자간의 소통이 있다면 해결될 일이라 얘기를 마무리 짓는다.
이 부분에서 두 가지의 생각이 들었다.
1. 과연 문화가 정부의 '육성'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걸까?
① 한국 문화는 정부의 육성으로 과거보다 관심도 많이 받고 교육기관도 많이 생겼지만,
몸통이 워낙 부실한지라 뿌리도 그닥 튼실하지 않아서 대규모의 양분 공급이 필요하다.
② 그 양분공급은 만화산업 안에서보다 밖에서 이루어져야할 필요가 있다.
독자층의 강화, 문화적 기반의 성숙, 인간(=문화)에 대한 고찰이 더 필요하다.
③ 따라서 한국 문화의 육성이 정부에 의해 이루어 지려면 정부가 손대야 할 부분이 몹시 많아진다.
정부가 손댄다고 밖에서의 양분이 비옥해질 지도 의문이다.
④ 결국 민간의 문제가 된다. 다행인 것은 웹툰을 통해 만화가 일반인의 생활에서 자리잡았다는 것,
불행인 것은 너무 빠른 상업화이다. 이러한 변화가 좋은 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더 두터운 작가진이 유입되어 컨텐츠가 강화되거나 非대작의 대량생산이 이루어지거나. 둘 다 이거나.
2. 애니메이션 선진국으로서의 일본의 위치 확인과 자부?
① 저 멘트를 보고 몇 년 전 중국 게임에 관한 기사와 그에 달린 리플이 떠올랐다.
대부분이 국산게임의 아류작이거나 그래픽 유치한 중국 게임을 조롱했었다.
② 이는 위의 다큐에서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이 분야에선 잘 나갔고, 너흰 쫓아올 뿐이고, 그러니 우리는 우월하고.'
③ 올해 차이나조이가 끝나고 TIG에 이런 글이 올라왔었다.
중국 게임산업의 성장에 우리나라 게임업계가 충격을 받을 것에 대한 우려...
④ 문화라는 게 국가간에 '위협'이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한국인으로서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든다.
만화,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의 위협은 되지 못했던 한국,
비교우위에 있던 온라인 게임에 있어서도 중국의 추격에 긴장하고 있는 한국.
꽤나 국수적인 생각인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내셔널리즘 운운하니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난 우리나라가 지구촌에 존재하는 하나의 문화적 객체로서 당당하게 서줬으면 좋겠단 말이다.ㅠㅠ
<-Vision>은 아쉽게도 창간호로 종간된 듯 하다.
서점에도 1호만 나와있고, 써드아이는 홈페이지가 폭파되어있다.
그래도 이 책 덕분에 일본 내에서의 시선을 접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쭉 이런 문화적 교류가 없었을 것 같지는 않은데... 관련된 책이 또 있는지 찾아봐야지.
# by | 2009/11/30 21:01 | 리뷰|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트랙백 | 덧글(0)



